사람사는 세상이란 예나 지금이나 그 살아가는 모습들에 있어선 별반 차이가 없는가부다. 지치고 힘들고 괴롭고, 그러다가는 기뻐하고 슬퍼하고 좋아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어제 잠시 즐거워하다가는 오늘 아침이면 눈을 뜨자마자 가슴살의 절반이 타 들어가는 아픔에 번민하고. 그러다 누군가 '왜 사는건지 모르겠다'고 물을라치면 참으로 할 말이 없다. 오늘 우리 그니처럼...


  아마도 우울증 비숫한 그니의 인간적 내력이 속내에서 또 발생한 모양이다.
이럴 때에는 도무지 방도가 없다. 다른 사람이 똑같은 증세를 보인다 해도, 딱히 내가 해 줄 말도 없고 방책도 없다. 예전 같으면 상대가 듣기에 그렇고 그런 시답지 않은 말들로 위로라도 해주었겠지만, 요새는 아무 소리 않고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날씨마저 우중충하니 가랑비가 내리다 말고 다시 내리기를 하는 형편이니.
  옛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사람 인'자 모양 그저 어깨를 빌려주고 기대게 하는 수 밖에. 그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기도 하고. 그것이 또한 '세상'과 '나'가 소통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그렇게 열린 세계에서 '너'와 '내'가 함께 걷는 길이기도 하고. 어쩌면 그것이 이젠 전부일지도 모른다.

BLOG main image
파란 하늘에 시선을 빼앗겨버렸던 날들을 기억하며... by 휴르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6)
일상을 향하여 (9)
콜레라 시대의 사랑 (3)
백 년 동안의 고독 (3)
이방인 (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Total :
Today : Yesterday :